블로그가 이번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려면,

정치관련 포스트를 쓰는 것은 어렵습니다.
제가 정치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지요.

최근 정치관련 글을 쓴 것도 사실은 정치관련 글이 아닙니다.
블로그/블로거 관련 정치행사였지, 제 정치성향을 드러낸 글을 써보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쓰는 글의 대부분은 '블로그'가 기본 주제이며, 제가 직접 경험한 문화 관련 포스트는 부록입니다.
물론 부록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시기도 하고, '블로그'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도 들어오기도 합니다만,

제 블로그는 자습하는 공간이고, 과목은 블로그입니다.
(뭐 최근에는 자습안하고 게임하고 음악듣고 잡지보면서 클클대고 있습니다.)

이번 글도 블로그에 대한 자습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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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연스럽게 대선관련 포스트가 증가하고 있고,
그게 관련해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두언의원의 블로그 관련 입안건이 크게 문제가 되고 있으며
벌써부터 사이버수사대에서 출두장이 나온 블로거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결국 정치권에서 블로그를 1인 미디어로 보고 있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서둘러 이것이 대세가 되기전에 막아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뭐 사실, 인터넷을 달고 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표를 받아야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최대한 그 안에서 말들이 오가는게 싫을 겁니다.
그것도 자신들을 싫어하는 글이라면 특히 더 그렇겠죠.

근데, 블로그에서 최대한 말들이 많이 오갔으면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름은 거론하지 않아도 알겁니다. 주류 언론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이죠.
좀 더 자신들의 이름이 많이 퍼지기 위해서라면 블로그 아니라도 찾아갈 사람들입니다.

블로그가 대안은 아닙니다. 그게 단지 정치가 아니더라도 블로그는 대안이 아닙니다.
저번 권영길 블로거 간담회를 다녀와서도 그렇게 느꼈습니다만. 현실은 아직 아쉬운 것이죠.

 2007/10/16 언론에 굶주린 권영길, 블로그는 그에게 도움의 손을 내밀 수 있나?

(문국현 블로거 간담회도 다녀왔지만, 아직 그분은 의중을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해보이긴 하는데..
그에 비해 권영길 후보는 블로그에 대한 생각을 확실하게 전달했기 때문에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정치권에서 블로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왜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후보 지지자들이 하던 그러한 논의들이 블로그를 통해 이뤄지면 어떻게 될까?

아마 몇몇 대선 후보 진영에서는 정말 저렇게 될까 싶어 막으려하고
다른 곳에서는 저렇게 만들고 싶어서 찾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거든요. 공개적으로 지지자의 대열에 참가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제 블로그에 '아무개를 지지합니다.' 이렇게 배너를 달면서까지 제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긴 싫거든요.

1인 미디어라는 블로그

'1인' 미디어 입니까?            - 블로그에서 자신을 얼마나 드러낼 수 있습니까?
1인 '미디어' 입니까?            - 당신의 글은 미디어의 중립성을 지키고 있습니까?

제 블로그는 '1인 미디어'라서 함부로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어떠한 후보가 좋은 정책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이룰 수 있는 전략이 있다면
제가 이 후보는 이러한 좋은 정책과 전략이 있다.까지는 말할 수 있어도
그러니까 이 후보를 찍자. 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달리 말하면

어떠한 후보가 말도 안되는 정책에, 확실하게 실현 가능성도 없는 전략으로 여론 조성을 한다면
이 후보가 내세우는 이 정책은 좋지 않다. 고 말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러니까 이 후보를 찍지 말자라고 말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몇몇 후보에 대한 비방적인 발언을 하는 블로그를 보면
제가 생각하는 블로그에 대한 생각과는 달라 보여서 고민이 많이 됩니다.
이렇게 열려 있는 공간에서 저런 행동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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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서 다시 이 글을 이어나갑니다. 생각의 흐름이 한번 끊어지니까 쓰기 싫어지네요. ㅎ

위에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면서, 블로그가 과연 1인 미디어인가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일단 결론을 내고 논의를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일단 이 블로그는 '블로그'가 주제이니, 블로그에 대해서 결론을 내야겠죠.

블로그는 이번 대선에서 아주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1. 블로그를 통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고 싶어하는 정치 세력이 있다면,
   -> 꾸준히 정보를 생산하면 됩니다.
2. 블로그를 통해 어떤 후보를 지지하고 싶다면,
   -> 정치 세력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유통시키면 됩니다.
3.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고 싶다면,
   -> 블로그를 통해서는 안됩니다. 차라리 카페를 만들고 정보를 생산하세요.
4. 그리고 블로그에서는 정보를 계속 유통시키시면 됩니다.

블로그의 역활은 단 하나. 정보의 유통입니다. 유통채널입니다. 머릿수로 승부해야 승산이 있습니다.
정보의 수가 어떻게 되든지 간에 채널이 늘어가면 유통량은 곱하기가 됩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최소한 인터넷에서 알리려면 최대한 효과적으로 알려야 겠죠.
남들이 보고 지지를 고려할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정보를 꾸준히 보여주면 됩니다.

블로그는 정보생산의 원천입니다.
다들 전공과목이 정치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는 정보생산을 계속 해나가야 합니다.
블로그에 적당한 정보를 대선 후보 진영에서 꾸준히 생산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출처도 정당한 정치세력에서 나왔고 그들이 곡해해서 정보를 제공한다면,
그것도 또 우리는 지적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순수하게 정책상 믿음이 가는지 우리가 판단할 수 있고,
단지 이미지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지지를 보낼 수 있죠.
 
이것은 블로그에서만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지하철용으로 영화잡지나 시사잡지를 사보기는 하지만,
신문도 TV도 라디오도 연결되어 있지 않거든요.
블로그가 저의 가장 큰 외부 연결 통로입니다.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를 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인터넷이 대안이지. 블로그가 대안은 아니죠.

정치성향을 드러내기는 싫지만, 위에서 말한대로 적절한 정보가 생산된다면, 저는 기꺼이 유통시킬 수 있습니다.

적절한 정보가 생산된다면요. 

문국현 측, 권영길 측은 이것을 고민해야 할 겁니다.
과연 인터넷으로 유통할 만한 정보를 생산하고 있는지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블로거들은 예전 2002년 열혈 지지자들이 아니거든요. 자체 생산 공유 발산 했던 그들과는 좀 다릅니다.

제가 믿고 판단할 수 있을 만한 정보를 생산하세요.
몇명 보지 않는 작은 블로그지만, 제 블로그의 독자들이 보고 도움이 될 정보라면 기꺼이 채널이 되겠습니다.

진심으로 블로그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싶으시다면요.


p.s. 아.. 제목을 어떻게 정해야 하죠? 어렵군요. 제목이라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