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계절 - 변함없이 계절만 지나간다.


http://www.imdb.com/title/tt1431181/


2011년 3월 26일 토요일. 압구정CGV 4관 밤 10시 30분

 행복한 공간을 보여주다가도 자꾸만 행복하지 못한 것 같은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사람마음을 심란하게 만든 영화. 그리고 그 원인은 결국 잡을 수 없는 시간 때문이라 더 찹찹해지는 마음 어찌할 수 없어, 영화는 참 잘 만들었네라면서 감탄하고 나왔지만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그 배우 연기 잘하더라'같은 이야기만 했지.. 정말 왜 내가 이 영화가 좋으면서도 슬펐는지는 별로 이야기 하지 못했다.

최근의 삶이 별로 슬프지 않아 슬픔 결핍이 생길 즈음이었는데, 다행스럽게 대리 슬픔을 잘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다.

극 중 톰과 제리는 평생 죽지도 않고 주말 텃밭이나 일구면서 자기 집에서 친구나 가족을 초대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것 같은데, 그걸 계절이라는 걸로 잘 드러냈다.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다시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다시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다시 또 그렇게 또 다시.

계절은 떠나 보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 맞이할 뿐이다. 거기에는 슬픔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다음 계절을 맞이하지 못하고 계속 하나의 계절 속에 있는 사람들이 슬픈거지. 아니면  사람들은 그대로인데 그 머물러 있는 계절이 낡아가는 걸지도..

정원을 가꾸고 주말 농장을 일구는 톰과 제리만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고 있는 영화. 당신은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고 있나요?
다음 계절을 맞이하지 못한 채 자꾸 겨울 끝자락에서 머물러 있는 것 같아서 이 영화가 더 다가온 것 같다.

빨리 새로운 계절을 맞이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