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황해]를 봤다.



극장에서 추격자를 보면서 내내 흠칫 흠칫 놀랐고,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같이 본 친구들과 격찬에 격찬을 했었다. 하지만 다시 보지는 말자는 각오아닌 각오를 했었는데, 정말로 그 후로 몇번 볼 기회가 있었지만 보지 않았었다. 근데 그걸 잊고 있었나보다. 이 감독의 차기작이 오늘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바로 예매를 해버렸으니 말이다. 추격자와 마찬가지로 보는 내내 눈을 감았다 떴다, 몸은 움찔 움찔.. 손을 둘 데가 없어서 쥐었다 폈다를 반복... 영화관을 나설 때는 찡그린 표정이 추운 겨울 바람에 잘 펴지지도 않았다. 어우 힘들어. 영화는 너무 좋았지만 다시 보지는 않을 것 같다. 원래 같은 영화를 여러번 보지도 않지만...

류승환 감독의 [부당거래]는 주인공 없이 참 씁쓸하게 상황을 펼쳐놓아서 영화보고 나오는 발걸음을 참 무겁게 해놓았는데, [황해]는 그러지 않아서 좋더라. 최근 극장에서 본 영화가 부당거래와 황해였는데 두 영화 중에서 고른다면 황해를 고르고 싶다. 진짜 매운데, 입안에 계속 남아있지 않고 바로 날라가버리는 매운 냉면 같은 영화라고 해야 하나... 좀 더 이야기가 잘 다가와서 그런 거 일수도 있겠다.

김윤석이 연기한 면 아무개 캐릭터.. 가 사실 영화를 너무 잘 마무리해주는 바람에... 이것 때문에 영화 평이 좀 갈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감독이 면 아무개에게 너무 힘을 쥐어준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정리는 정리대로 다 해주시고 화면에서도 조용히 사라져주다니.. 그 캐릭터를 너무 쉽게 썼어... 뭐 사실 그러고도 2시간 40분이나 걸렸으니 이게 좋은 선택인건가? 평론가들의 글을 찾아봐야겠다.

딱 이런 식으로 다음 작품도 만들어주면 좋겠다. 그러면 나올 때마다 극장가서 볼거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완전 강추. 완전 추천.



ps. 이미지를 두개 썼는데, 위 표정은 우리실 어느 팀장님을 닮았고 아래 표정은 우리실 실장님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