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지하철 1호선 & [영화]토니 타키타니

2005년 10월 15일 2시 44분, 제 싸이에 썼던 글입니다. 최근 포스팅이 어렵습니다. ㅎ
그래서 예전 쓴 글이라도 올려둡니다. 꾸준하게 글을 쓰는 블로거가 되고 싶어요 ㅜㅜ
다들 추석 잘 쇠세요.
-----------------------------------------------------------------------------------

오늘 7시30분에 본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돌아와서 컴퓨터로 본 영화 [토니 타키타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까.


1호선의 경우에는 꽤나 충동적이었다. 사랑티켓을 사용하면서 연극볼 수 있는 경우가 이젠 흔해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있어서, 가급적이면 할인하는 경우엔 왠만하면 찾아가자라는 생각이 있었고, 이번엔 무슨 연극관련 수업에서 단체 관극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 나는 휴학생이고 알음알음이었다.) 22000원을 15000으로 보게되었다. 사랑티켓을 적용해도 19000원이었던 것이 4000원이나 더 할인되어서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달려갔다. 집에는 알바거리가 쌓여있고 저녁은 안먹었으며 생활비는 태반이 저금. 나머지도 아껴쓰는 판이지만 문화생활에는 아끼지 말자. 어제도 책한권사고 라면으로 하루를 때웠으니.  남들이 보면 대단하다 할지 모르나, 이상한 강박관념일지도.


토니의 경우에는 무라카미하루키 작품의 첫 영화화라는 소식을 일찌감시 들었기 때문에 예전부터 보고 싶어했던 영화였다. 하루키의 소설은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토니 타키타니?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다. 단편 중에 있었겠지. 단편도 다 봤었는데, 어디에 있었을까? 하여튼 시네코아 던가, 인기가 있을 만한 영화가 아니고 또한 일본영화이고 그래서 단관개봉되었다. 시네코아인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에 가고 싶어서 자주 영화가 아직 걸려있는지 확인하고는 했다. 이상하게 인터넷에도 안보이고 (인기없으면 아무리 정보의 바다라도 어렵다.) 생활비는 만성부족이었던 시점이었으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불가능이었다. 미와자와 리에 가 나왔다는 둥, 소설보다도 더 하루키의 냄새가 강하다는 둥. 어이구 온갖 소식이란 소식은 더 내 귀를 간지럽히고는 했다.


오늘 저축하고 생활비를 써도 여분이 남을 돈이 들어오고 다행히 그날이 뮤지컬 보는 날이고해서 생각없이 달려나가서 보고 왔고, 돌아와서 잠시 검색해서 찾아낸 이 영화. 생각없이 다운받아봤다.


최근엔 인연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극장과 무대. 무대는 찾아갔으나 또 극장을 배신해버리고 말았다. 토니는 극장가서 보고 싶었었는데 동영상이랍시고 19인치 모니터에서 봤으니 다시 가서 보고싶어지진 않는다. 최근엔 혼자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가 가장 마지막이었다. 극장에서 설문지알바를 하다 보니까 극장엔 매주 가지만 영화는 더욱더 안보게 된다. 직장으로서의 극장이라고 할까. 참 불편하다.


# 그래서 #


난 뮤지컬은 초보. 사실 극중에 나오는 노래들이 무슨 의미를 가질까 생각한다. 대사를 대체하는 노래일까. 분위기를 노래로 보여주는 걸까. 감정의 보조 전이 수단인가. 어렵다. 1호선의 노래들도 극중 흐름에 자연스러운 노래들이 몇곡 있었다. 대부분 흥겨운 노래였을 것이다. 하지만 참으로 흐름으로 믿고 넘어가기엔 어려운 노래들이 있었다. 참고로 나는 혼자서 케이블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더라도 뻘한 설정 배우들이 하기에 정말 부끄러워(야한 게 아니다.) 보이는 것을 보면 내가 더 화끈 거려서 채널을 바꾸고는 그게 끝날 때 쯤에 다시  그 채널로 돌아간다. 그네들이 그 연기를 하면서 얼마나 부끄러울까를 내가 체감한다. 참으로 이상한 능력(?)이긴 하지만 감정전이가 쉽다는 의미니까 감동적인 내용엔 참으로 좋은 체질이라는 의미도 되고 유용할 때가 있다. 감정이 메마르지는 않았으니까 감정이 건강하단 의미도 되고... 아. 각설! # 오늘 지하철 1호선은 나에겐 크게 다가오질 않았다. 김태완선배는 10년전 작품을 고쳐가나면서 공연을 하고 있는데 아직 예전 코드가 남아있어서 그렇다고 평가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이젠 슬픈노래는 부르지 않을 거에요. 라고 했던가.. 어느 노래에서 그런 가사를 들 었 던 것 같은데.. 최근의 문화기사에서도 재미있는 연극에만 사람들이 몰린다고 했었다. 사실 나도 이번의 1호선도 재미있는부분만 보였다. 나의 삶이 팍팍해서 그런지 웃는 게 좋고 웃긴게 좋았다. 내 삶이 찌질하고 궁색해서 그런지 거기에 나오는 힘들게 사는 삶들이 보기 싫었다. 좀 더 세련된 공연으로 알고 갔는데 아깝다라는 생각도 조금 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신나는 연극 재미있는 내용. 차라리 라이방이 좋았다. 더 비참하기도 하고 더 울부짖는데 그리고 더 웃기기도 하고 결국 이 한마디를 해야겠구나. 감정을 노래로 증폭시키는 것은 좋은데 배우들 연기가 (연기기술이 아니고) 좋지 않으면 나에겐 그저 그렇게 보입니다. 1호선 조심하세요.


토니 타키타니는 조용한 영화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영화들은 다 조용한 영화였다. 일본드라마와는 또 다르다. 일본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머리속에 있는 일본 드라마는 꽤나 조용하다. 그런것만 찾아본다. 음악이 있었나. 배우가 누구였지. 무슨 내용이지. 결국 다 잊어버린다. 내용정도야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다시 보면 또 다시 이야기가 시작된다. 왠지 새롭다. 빨리 잊어버리는 내 기억력도 한몫하겠고 , 그런 기억력의 소유자는 이러한 영화감상법을 가진다. 하지마 토니는 다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하루키의 원작소설을 읽어보고 싶다. 조용한 영화에서 무언가 조금조금 사물에 대사에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것에 내가 해석을 하려고 한다. 이건 아니다. 난 하루키의 소설에서 해석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해석도 읽 는 다. 문학사상사에서 발간하는 하루키의 책에는 그래서 이러한 평론 혹은 해설을 책에 낸다. 혹은 책앞쪽에 혹은 책뒤에 내곤 하는데 난 책은 표지부터 넘겨서 한장 한장 한장 그리고 또 한장. 이렇게 읽어 나가기 때문에 언제는 평론을 읽고 소설을 보기도 하고 어느날은 소설을 보고 해설을 읽기도 한다. 문학사상사에서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그러한 편집을 하는 것이라면 난 거기에 충실히 따르는 열성신도인 것이다. 어느부분이든 하루키의 문학은 순수문학이고 난 그 이야기를 읽는 것이니까. 이야기가 재미있기 때문에 하루키를 좋아한다. 나중에 하루키가 멀어졌다는 사람들은 (소설가든 평론가든 주변에 책 읽는 사람이든 )  너무 큰 것을 기대하는 사람일 것이다. 정말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기억하지 않는 감상이나 독서는 이럴 때 참으로 편리하다. 아..각설 #  잠자기 전에 마시는 따뜻한 우유같은 영화다. 분명 내용은 따뜻하지 않다. 그렇다고 날카롭고 차가운 영화도 아니지만. 외로움이다. 고로 외로운사람들에게는 먹히려나 안 먹혀들려나.  아 설명하기는 어려운 영화였군 이 영화. 하루키원작소설을 보고 다시 말하자. 지금은 곤란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는 때때로
아직껏, 그 방안에서
아내가 남기고 간 옷을 보고
눈물을 흘렸던 잘 알지도 못한 여자를
떠올렸다
그녀의 흐느껴 울던 소리가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다

그런 것을 떠올리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러 가지를 완전히 잊어버린 후에도
이상하게도 그 여자를
있을 수가 없었다   <토니 타키타니>에서.




지금 2시 44분 .


조정모


PS. 여전히 마무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