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븐 우리 절믄날 - 소화10년, 옥상에서 내려다본 경성은,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 사람들을 보고 나서
참 기억에 남던 성기웅이라는 연출의 또 다른 경성이야기.

그때의 그 구보가 여기서도 나오는 것에 참으로 신기함을 느꼈답니다.
이제 제 머리 속에 구보는 김종태 씨로 자리매김한 것 같네요.

1935년, 소화 10년이라는 시간에 일어난 구보와 이상, 그리고 그 주변의 이야기.

최근에 불었던 경성이라는 시간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만,
1935년이 어떠한 시간이었는지 기억해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상이 오감도로 주목을 받고
시골에 내려가 권태를 쓰고,
날개를 써볼까 하던 시기라면,
조금은 그 시절이 좀 가깝게 느껴질까요?

모든 배경이 옥상에서 이뤄지는 이 연극은,
구보가 그 시절을 바라보던 그 시점과 묘하게 일치한다는 점이,
성기웅 연출이 경성을 바라보는 그 시점인가 싶어 왠지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종로5가에 위치한 연강홀은,
사실 이들이 살던 공간과도 묘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그 시대 종로는 어떻게 보면,
그들이 웃고 울고 고뇌하던 공간이었으니까요.

그 시대 최고의 모던 보이인 '구보'가 들려주는 이야기.
깃븐 우리 절믄날.

올해가 가기전에 잠시 경성에 들러보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