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le]키즈아토(痕)

오~래 전에 썼던 글 재활용하기 1탄 =ㅁ=
카시와기가 4자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즈사, 카에데, 하츠네, 치즈루

타이틀을 해석하면 '상처자국' 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리프사의 비주얼 노벨 시리즈 중 두번째 작품입니다. (1996년 발매) 시스템과 그래픽 면에서 전작인 '시즈쿠(雫, 물방울)'와 달라진 점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스토리도 인간 내면의 악마적 본성을 보여주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발전이 없었지요. 하긴 이때의 리프사는 정말 벤처기업 비슷한 소수 정예 회사였으니까요. (초기 리프는 조금 오컬트적인 성향을 띄었지만, 지금은...)

비주얼 노벨이란 장르가 조금 생소한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말 그대로 '영상소설' 입니다. 화면에 장소 배경과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 위에 글자가 줄줄이 늘어서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선택지를 통한 일본식 분기형 어드벤쳐 게임에서 대사와 지문이 화면 전체를 덮는다고 생각하시면 알기 쉬우실 듯?
한글화 중의 스크린샷이었지만 현재로선 한글화 가망이 거의 없다는군요..

배드엔딩..
시나리오가 전작 '시즈쿠'의 빠른 전개에 비교해볼 때 약간 늘어지는 느낌이 있고, 일부 캐릭터의 스토리는 게임 전체 스토리 내에서의 비중이 너무 적고 동떨어진 감이 있습니다(특히 아즈사 시나리오 등).

각 스토리의 밸런스 조절에 실패한 듯한 느낌도 있지만, 악역의 입장에서 진행하는 스토리(야나가와)라던가 치즈루 스토리에서의 배드엔딩 등은 시즈쿠에서는 볼 수 없던 깊이와 감동을 주었지요. 흔히 동인지의 소재가 되었던 개성있는 캐릭터 설정과, 리프 특유의 말장난 개그도 볼거리입니다.

2004년에는 캐릭터 디자인과 시스템을 일신한 리뉴얼 버전도 나왔다고 하니 일본에서도 상당히 매니아층이 두터운 게임이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최근에는 PSP판이 발매 예정이었다가 취소되었던 해프닝도 있었지요.

리뉴얼판의 화면. 왜 이렇게 노려보는 걸까요? ㅎㅎ

원작과 다른 비주얼 탓인지, 세간의 말로는 원작에 비해 긴장감과 분위기가 대폭 다운된 느낌이라는 평도 있지만 잘 정리된 문체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스토리 라인은 여전합니다.특히 키즈아토 특유의 예측하기 힘든스토리라인과 복선, 여러 갈래의 시나리오는 분명 유저의 탄성을 자아내게 할 것입니다.
참고로 이 게임은 '시즈쿠'와 마찬가지로 첫 플레이시엔 강제 배드엔딩 루트로 직행하니 놀라지 마시길 ^^;

마지막으로 키즈아토의 게임 이미지를 차용한 매드무비를 넣어 봤습니다. 매드무비라 함은 주로 팬들이 원작 게임, 애니, 만화 등의 영상을 바탕으로 음악과 함께 편집한, 말하자면 '영상 팬픽'같은 걸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제작자들은 주로 아마추어지만 상당한 실력을 가진 전문가이기도 하죠. 여기서 쓰인 곡은 유명 가수인 AIKO의 '내일(あした)'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