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 남의 나라 이야기

타워타워 - 8점
배명훈 지음/오멜라스(웅진)

타워

1년 전 즈음에 잘 쓰여진 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읽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는 SF 장르 쪽으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때였다. 그래서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지금에서야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무슨 책을 탔다더라. 평론가들의 찬사가 이어졌다더라 하는 이야기도, 1년이 지나면 옛날 이야기조차 아니게 되는 것 같다. 그냥 사라진다. 하루만 지나도 읽고 싶어질 만큼 매력적으로 보이는 책이 쏟아져 나오니까개인이 원하지 않아도 이런 책들은 밀려나간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늪 깊숙하게 빠져 머리 속 기억의 위장에서 완전히 소화되려는 찰나에 기억해냈다.

 

정모씨.”

 .

다음 주 독서모임에 추천할 만한 책을 골라주세요.”

 타워요. 재미있대요.

 

최근엔 책을 보지 않았으니까. 봤어도 업무에 관련된 책이 전부였으니까. 1년 전에 보고 싶었던 책 제목이 나와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긴 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았어요.”

 

 라더라. 그래서 책을 잘못 추천했나 걱정했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은 책이라는 건 별로 필요없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으니까. 베로나르 베르베르의 신간인가.. 파라다이스를 이전이전 독서모임에서 읽었거든. 노래방에서도 같은 가수의 노래를 연속으로 부르지 않는 게 예의 아니었나? 그런 기분이었다. 직접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전혀 같지 않았다. 나로서는 다행스러웠고, 아마 타워의 작가도 다행스러워 했을 것이다. 비슷한 단편이 있었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으니까..

 

 타워는 몇 개의 단편이 모여있는 책이다. 빈스토크라는 타워에서 일어난 큰 사건들을 이야기한다. 워낙 큰 지역이라 몇 개의 이야기로 이 지역을 전부 설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단편간의 시간적인 차이도 있다보니까 이야기들이 더더욱 타워에 대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물론 책에 실린 단편들은 하나같이 실제 빈스토크 지역에 뉴스나 신문에 실릴 만큼 큰 이야기니까, 책을 읽으면 해외토픽마냥 그 나라가 대충 어떤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님도 딱 그 정도 의도였던 것 같다. 남의 나라이야기. 빈스토크라고 불리는 거대한 타워에서 일어난 남의 나라 이야기.

 

 그 나라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나라를 대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침 드라마를 보면서 자기 가족을 대입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 느낌이 영 불만이다. 난 한 권 분량의 책을 읽었지만, 이건 단편 같아서다. 난 아직까지 배가 고프다.. 랄까? 소재로서 빈스토크를 사용했으니까 다시 이 타워의 이야기가 확장되지는 못할 것 같다. 그게 좀 아쉽다. 풍자로 읽지 못한 내 탓이다. ㅎ 다 읽고 나서야 빈스토크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은 아쉬운 마음이다.

http://softdrink.tistory.com2010-09-12T14:54:510.3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