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의 나라에서 지새는 [칠레의 밤]

칠레의 밤칠레의 밤 - 10점
로베르토 볼라뇨, 우석균, 아후벨/열린책들

난데없이 666원짜리 책을 통해 알게 된 로베르토 볼랴뇨. 그 책 속 작가를 추앙하거나 놀라움을 표하거나 탄식하거나 하는 짧은 글들을 통해 그를 알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내가 살아있는 볼라뇨를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벌써 많은 작품을 남기고 떠나버린 사람이다. 아무래도 내가 살아가면서 가끔씩은 서점에 들릴 것인데, 그럴 때 마다 가끔 그의 신작이랍시고 서점 한쪽 구석에 진열될 같은 커버의 같은 두께의 책 무더기를 볼 수 없다는 점이 꽤 아쉽게 되었다. 물론 번역, 출간할 출판사에서는 그런 느낌으로 출판할 테지만 말이다. 그러려고 신선한 방식으로 그를 소개했을 터이다.

 

칠레의 밤은 그렇게 읽게 된 첫 작품이다. 두껍지도 않은 책인데 꽤 오래 걸렸다. 편하게 적힌 글은 아니었다. 사실 책 마지막에 있던 옮긴이의 말에 그렇게 도움되는 정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먼저 읽어놓고 본문을 읽을 것을 그랬다. 책은 책으로만 이해되어야 한다고 해도 이건 너무했다. 수수께끼 같던 내용이 옮긴이의 말에서 전부 풀렸다. 언어영역 문제집처럼 칠레의 밤뒷장에는 정답과 해설이 붙어 있다. 나에게 언어영역 성적을 물어볼 생각이 아니라면 옮긴이의 말을 뒷 표지보다는 앞 표지에 좀 더 가깝게 두었으면 어땠을까? 내가 칠레의, 혹은 칠레라고 불리기도 어려운 그 나라 그 동네의 사정까지는 알 수 없으니까 말이다. 물론 한번 더 읽어야겠다고 마음먹긴 했다. 분명 끌리는 부분이 있긴 했는데, 해답을 봤으니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단편집을 읽어보고 싶다. 666원짜리 책 어느 짧은 글에서는 단편보다는 장편작가라 하였지만, 단편을 보면 그를 좀 더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단편집이 나올 때까지 다음 장편은 좀 참아보겠다.

http://softdrink.tistory.com2010-03-02T13:53:550.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