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 이태준 "아. 단편의 맛이라니!"


커피를 마시면서 책 한권을 건내주시는 선배님 왈,

사고 보니 집에 있더라.

작은 단편집이다. 범우문고라면 믿을 만 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1930년대 한국문학에서는 중요한 작가라고 했다. 선배 죄송해요~ 저는 국어학 쪽으로만 수업을 들어서 문학은 몰라요. ^^:; 맞다. 변명이다. 그래도 책 한권은 얻었다.

이 책에는 열 편의 단편이 담겨 있는데, 작은 판형의 얇은 단편집 치고는 많은 글이 실려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책 덕분에 한 이틀 동안은 즐겁게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아. 이런 단편이라니.

1930년대라는 배경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큰 사건이 벌어지거나 인물 간의 갈등이 복잡하게 어우러지는 것도 아닌데, 한편 한편 읽다보면 내가 정말 그 곳에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짧으면 대여섯 장인 하나의 이야기를 끝내고 책을 살짝 덮고 눈을 감으면(물론 지하철 자리에 앉아서) 그리 괴롭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기분좋지만도 않은 차분함을 느끼게 된다. 표현 중에 왜 차분함을 느낀다고 하는지는 -딱히 생각나는 표현이 없기도 했지만- 그것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 중에 [실낙원 이야기]가 가장 좋아 가장 많이 읽었다. [꽃나무는 심어놓고]나 [어떤 날 새벽]의 경우에는 좀 괴로운 쪽에 가까운 차분함이었지만 그게 또 여운은 길었다. 다른 내용들도 하나 같이 좋았다.

이태준의 단편 전부를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 덕분에 찾아볼 새로운 작가를 찾아 기쁘다. 물론 소개해준 선배님에게도 감사~ 읽다가 너무 좋아서 늦은 밤인데도 감사문자를 보냈다. 웃음^^ 표시만 보내주셨던 선배님. 다음에도 좋은 책 소개 부탁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