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대입시험 - 1장 인간(Human)

 프랑스 대입시험 중 한 종류의 문제들이라는데, 확실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이렇게 문제를 내고 풀고 있을지, 혹은 예전에 이런 문제들로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요.

 문제를 하나하나 읽어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뭐랄까, 문제를 풀어보면서 자기를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이런 정답이 없는 문제는 점수를 매길수도 없거니와, 학생들간의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프랑스에서는 대학의 이름이 전부 통일되어 있다고 하던데요, 맞나요? 파리1대학 파리2대학 소르본 3대학 (소르본이 프랑스가 맞던가..아니, 소르본이라는 지방이 있던가..) 같이 말입니다. 1000유로 세대 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의 배경이 프랑스인 것을 보면 유럽도 또한 대학졸업자들의 비정규직 현상이 대부분 진행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여기말고 다른 곳에서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http://ogblog.tistory.com) 거기에 자주 들러서 댓글을 달아주던 사람이, 자기는 고2라고 하면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글을 남기더군요. 우리나라에서 고등학생이 자신만의 꿈을 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겪어봐서 알고 있습니다만, 아래와 같은 이러한 문제를 스스로 대답할 수 있다면 조금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문제당 2줄에서 3줄 사이로 답해보면서 제 스스로도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하다가 질리면 다음에 하도록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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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인간(Human)

1-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나 : 행복이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한정된다면,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불행과 마찬가지로 행복도 또한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행복을 의식을 하되 인정을 하지 못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2- 꿈은 필요한가?

나 : 꿈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곧 삶이 무의미해집니다. 꿈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꿈은 필요합니다.

3-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나 : 어느 정도 벗어나야 과거에서 벗어나는 것일까요? 과거가 없는 존재는 없습니다. 오늘 태어난 아기도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가 자신의 생각을 얽매는 사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쌓아온 것들을 무시한 채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잊어버리고 싶은 과거가 있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려는 자신도 있을 수 있습니다.  

4- 지금의 나는 내 과거의 총합인가?

나 :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사람은 꿈을 꾸어야 한다고 봅니다. 단순히 지나온 시간의 결과가 자신이라면 과거의 반복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변화도 발전도 전부 미래에 대한 꿈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지금의 나는 지금까지 만들어온 것과 그것을 움직이게 만드는 미래라는 꿈을 포함한 존재입니다.

5- 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나 : (아마 프랑스의 똘레랑스를 말하는 것 같군요.) 어려운 질문입니다. 틀린 것은 지적하되 다른 것은 인정하는 것이 관용의 정신이라면, 이러한 정신을 강요하게 되는 것은 비관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의 의미를 잘 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관용의 정신이라는 표현 자체가 강요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6- 사랑이 의무일 수 있는가?

나 : 사랑은 개인의 감정이고 의무는 사회적인 책무라고 본다면 서로 맞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대상이 존재하는 감정이기 때문에 (설령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어도) 그 대상과의 관계에서 의무는 생겨난다고 봅니다. 여기서 의무는 책임감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랑이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면 의무일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을 저는 잘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대답을 했지만 애매하군요.)

7- 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나 : 감정으로 느끼고 사라지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단지 행복을 크게 볼 수 있다면, 행복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행복을 어떻게 느끼느냐가 중요..
(이 질문은 넘어가겠습니다. 가치관에 혼란이 오네요.)

8- 타인을 존경한다는 것은 일체의 열정을 배제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나 : 존경이 일시적인 감정이 아니라 그 사람을 장기간 겪고 느끼는 종합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일체의 열정을 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타인을 존경한다는 것은 쉽게 생길 수 없는 감정이고, 단순히 짧은 순간 동안 그 사람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9- 죽음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 의미를 박탈해 가는가?

나 : 죽음으로서 인간의 존재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 또한 죽음 전에 이뤄놓은 과거로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지 '죽음'자체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죽음이 그 사람의 과거를 지울 수는 없기 때문에 존재 의미를 박탈한다고 볼 수 없지만, 살아 있는 동안 부여될 계속적인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닙니다.

10-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나 : 스스로 거짓말을 해서 다른 믿음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많은 거짓말을 자신에게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생각해보면 꿈이나 희망이라는 것도 현재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일 수 있습니다.

11- 행복은 인간에게 도달 불가능한 것인가?

나 : 도달 불가능한 행복을 원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에 이러한 고민이 생긴다고 봅니다. 인간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꿈이라면, 이 꿈 때문에 행복을 도달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그런 꿈을 꿀 때 만큼은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행복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자신을 앞으로 이끌 수 있는지가 문제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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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인문학
3장 예술
4장 과학
5장 정치와 권리
6장 윤리

아직 5가지의 질문들이 남아있군요. 1장부터 어려운 주제여서 대답하기 힘들었습니다. 근데 제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잘 알 수 있는 질문인 것은 틀림이 없군요. ㅡㅡ^ 스스로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반문하게 된 좋은 기회였습니다. 남은 다섯가지 장을 다 대답하고 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