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2]SILENT HILL 3

공식홈 벽지. 눈 밑의 다크서클이 인상적인 주인공 헤더 양
'위닝일레븐' 시리즈, '도키메키 메모리얼' 시리즈 등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코나미(KONAMI)가
20세기 말에 PS1으로 '조용한 언덕'이라는 이름의 호러게임을 발표했을 때,
'바이오 해저드 시리즈의 아류작 아니냐'며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유저들.
그러나 실제 게임이 발매되고 나서 호러게임 매니아들은 열광적인 성원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현재 5편을 제작중인 이 게임. 오늘은 3편을 재료로 해보죠.
(이하 내용 중 약간 혐오스런 게 있을지도 =ㅁ=ㅋ)

이 게임은 무섭습니다. '더럽게' 무섭습니다. 왜 무서울까요?

첫째, 청각적 공포.
시리즈 대대로 '고장난 라디오'라는 필수 아이템이 있습니다. 이건 크리처(사일런트 힐에서의 적)들이 가까이 있으면 치지직 치지직 잡음을 내며 레이더 역할을 합니다. 어둠과 안개로 시야가 극히 제한된 이 게임에서, 잡음소리는 유저의 신경을 긁음과 동시에 미지에 대한 공포를 유발합니다.

또한 크리처들이 내는 기괴한 소리들(칠판 긁는 소리, 신음소리, 비명소리, 개 짖는 소리 등)과,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울음소리가 들린다든지 비명이 들린다든지 하는 효과음들이 다양해서 긴장을 풀지 못하게 합니다.
공식홈 벽지 2. 헤더 양은 시리즈 최초의 여주인공입니다

from ALIENS
둘째, 시각적 공포.
역시 시리즈 대대로 나오는 아이템인 '손전등'은 화면 자체가 매우 어둡기에 꼭 필요한 아이템입니다. 그러나 크리처들은 불빛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손전등을 끄고 어둠 속에 스며들어야 할 때도 있지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크리처들의 신음소리와 점점 커지는 라디오의 잡음... 참지 못하고 손전등을 켰을 때 눈앞에 닥친 크리처의 모습...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에 나오는 그런 두려움과 비슷한 맥락이랄까요.

크리처들의 모습, 이건 정말 '가관'입니다(좋은 의미로). 머리가 세로로 쫙 갈라진 개라든가, 하반신 위에 하반신이 붙어있는 마네킹이라든가, 얼굴이 썩어문드러진 간호사라든가,
이녀석 이름이 뭐더라..?
...이런 신체구조를 알 수 없는 녀석이 등장하죠. 움직임도 괴이하기 짝이 없습니다. 말로 표현이 안되는 =ㅁ=;

주인공이 달려야 하는 게임 속의 배경들도 섬뜩합니다.
3편에서는 대충 쇼핑센터, 병원, 아파트, 지하철 역, 공사장, 놀이공원 등이 나오는데 현실과 악몽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이면세계'에 빠지게 되면 피와 고름과 시체들이 난무하는 건 보통이며 정말

'악몽 속에서 지옥 구렁텅이에 빠진 기분'

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론 이면세계 병원에서 신음이 절로 나오며 게임기 전원을 끄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 우엑.

게임 1편과 2편을 베이스로 한 영화도 개봉했었지요. 저는 아직 못 봤지만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듣기로는 영화감독이 게임을 바탕으로 크리처 역 배우들의 연기(?)를 지도했다고 하네요.
아이돌 간호사 누님들의 영화 티저 포스터

Ps. 국내에 정식발매된 3편과 4편은 완벽 한글화가 되어 있습니다. 19세 이상이라는 딱지에 걸맞게, 멋진 번역 센스가 작렬하고 있지요. 예를 들면 "아가리 닥쳐, 이 미친년아!"라는 식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