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7일 - 타인의 연애사

 사실 소개팅 주선을 해본 적은 없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성격도 희안하게 바뀌고 이상하게 소개팅 주선을 잘 하게 되었다. 결과야 어땠든 주선해주면 일단 잘 사귀더라. 이것도 성과라고 왠지 뿌듯하고 자랑하고 싶어진다. 비밀이라는 것도 없고 입이 무진장 싸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앞 뒤 안재고 말해버리니.. 소개팅 주선해줄 때야 물어보는 소개팅남이나 알려주는 나나 다 도움도 되고 재미도 있는데.. 이게 좀 시간이 지나면 내가 알려주는 상대방의 생각이나 주변 상황이 정보가 아니라 참견이 되고 괜한 일이 된다. 그리고 미안하게도 이런 참견이 그들의 연애에 큰 도움이 안되다가 결국엔 안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을 보면서(나도 안다. 내 말 한마디가 그 관계에 얼마나 치명적이겠나? 대부분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겠지..그래도 만에 하나라도!) 혹은 그네들의 헤어짐을 보면서..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더라고.

 그래도 만나고 사귀고 연애했자나? 즐겁지 않았니?

 이번에도 누군가가 또 좋은 만남을 시작했는데, 나야 항상 희망한다니까~ 그들이 정말 잘되고 오래가길 말이지. 그래도 연애니까.. 서로 맘 안 아프게 즐겁게 행복하게 정말 연애같은 연애하면서, 그게 매주 멋진 곳 맛난 음식 좋은 곳이 아니라.. 남이었던 그 둘이 서로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그래서 큰 변화없이 하루하루 보낼 수도 있는 일상 속에서 작은 감동 스쳐 잊어버릴 수도 있었던 그 기분들을 공유할 수 있는 같은 곳을 보고 같은 길을 걷고 그렇게 기대고 어깨를 빌려줄 수 있는 ㅎㅎ 편안한 관계였음 좋겠다. 이번에 너희들은 꼭 그러기를~ 너네는 진짜 그런 연애할 수 있을 것 같어! 난 이번엔 진짜 참견안하고 구경만 할게 ㅋㅋ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