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 - 마음의 병을 고치는 것은..



예전에는 영화를 보고 나면 남의 블로그도 좀 뒤져보기도 하고 평론가들의 글을 찾아 보기도 하고(필름2.0 보던 시절이다..) 친구들하고 영화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을 죽이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요즘에는 영화를 보면서 느끼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여운에 잠기다가 .. 블로그에 쓰면서 다시 한번 떠올려보게 되었다. 이제는 온전히 내 생각만 블로그에 쓰는, 일기장 같은 공간이 되어간다.

그런데 블랙 스완을 보고난 뒤 누가 이런 말을 해줬다. 자기 친구는 이 영화가 별로 다가오지 않았다는데, 그 이유는 주인공만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없으니 저런 영화를 보니 속만 상한다는 것이었다. 아.. 이 영화를 그렇게도 받아들일 수 있구나하고는 더 이상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그게 자꾸 머리 속에 남아서 영화에 대한 내 생각이 없어져 버렸다. 아니 저게 맞는 것 같아서 더 이상 생각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해야 하나..

곰이 동굴 속에서 마늘과 쑥갓을 100일 동안 먹었더니 인간이 되었네, 인간의 정기를 100개 흡수하면 구미호는 인간이 될 수 있네, 이무기 이야기도 있고.. 저런 이야기가 머리 속에 머물다가 지나간다. 좋지 못한 상황에서 어떤한 계기로 인해서 완전한 상태가 되는 구성? ㅎㅎ;; 이런 얘기는 조금 버겁네. 나는 저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백조와 흑조를 한사람이 연기하는 백조의 호수라니. 정반합 같은 것들하고 이어지기도 하겠지. 이런 건 일반적인 생각들.

남을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가도 남이 뱉은 말이나 주변에서 들리는 속닥거리는 이야기들이 전부 자기를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것들이 슬슬 신경쓰이기 시작하다가 점점 미쳐버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연히 이런 상황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지 못할 때 생기겠지. 아니면 일이 잘 안 풀리기 시작하면서 시작될 것이다.

화를 내고 그건 남들에게도 향하지만 자기 스스로를 향하기도 한다. 서로 서로 아프다. 사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상처는 낫겠지만 흉터는 남는다고 하니까.. 앙금이 남아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에서는 결국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멋지게 연기하지만.. 큰 상처를 입고 난 후였다. 너무나 슬픈 일이 아닌가. 그래도 나는 완벽했으니까 행복하달까.. (나는 아직도 그 결말이 죽음인지 잘 모르겠다. 죽었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