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body's fine - 저는 잘지내요.




Everybody's fine - 저는 잘지내요.

유튜브 동영상을 검색하고 제목을 저렇게 짓고보니.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가 생각난다.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스~ ㅎ 그곳에서도 그 여자애는 그렇게 안부를 물었었지. 자기에게 날라온 편지한장들고서 편지를 보낸 사람의 정체를 찾아 다니던 잔혹한 로드무비는 아니었지? ㅎㅎ;; 하여튼.

자식들이 다들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한 아버지의 미국 여행을 그리고 있는 영화다. 아버지 역할을 맡은 로버트 드니로와 자식 중 하나의 역할을 맡은 드류 베리모어를 보고는 재미있는 코믹 가족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그 대신 잔잔한 드라마가 펼쳐진다. 그래도 중간에 끄지 않고 계속 볼 수 있었던 것은 괜찮게 잔잔했기 때문이겠지? :)

- 잘지내?
- 응 난 잘지내. 넌?
- 나도 ㅎㅎ

요런 대화를 염두에 둔 제목인 것 같다. 이 영화에서 전화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도 그게 부족한지 만나고 싶어하는 게지~ 최근의 나도 전화로는 성이 안차 사람들을 좀 만나고 그랬었는데 그래서 이 영화가 조금은 가깝게 다가왔었을지도.

최근에 시작한 페이스북과 트위터. 그리고 포스퀘어나 카카오톡. 조금 더 넘어가면 네이트온이나 싸이미니홈피 같은 것들.
전화기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은 이제 문자가 더 가깝고 이젠 문자보다는 저런 텍스트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낮에는 만나고 저녁에는 전화하던 친구들에서 이제는 넷에서만 알고 지내는 가까운듯 먼 사람들. 그렇게 이어지고 있는데 왜 이렇게 점점 사람이 그리운지. 그러다보면 자꾸만 어디엔가 소속되고 싶어지고 다른 누군가와 나를 동일시하고 싶어지는 것도 당연지사. 내가 아닌 것들에 날 투영하다보면 괜히 그것들에게 상처입고 그들에게 실망하게 된다. 그러다 나에게 집중하게 되고 그럼 또 그리워지는 거지. 이것도 무한반복이구나. ㅎㅎ 이런 당연한 말을 곱게 포장하는 것도 이젠 힘들어. 무관심하는 게 최고일지도~ 그렇게 나이먹는다~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는 자식들을 만나러 그 큰 미국 땅덩어리를 이동하는 아버지. 그 아버지에게 어떤 일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