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아티스트


 소개팅 둘째 날에는 영화를 보게 된다. 소개팅 첫 날에 상대가 마음에 들면 영화를 보자고 애프터를 신청하곤 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였던 것 같다. 아마 나에게 소개팅이란 첫날엔 맛있는 식사와 커피, 둘째날에는 영화와 가벼운 식사 정도로 고정되어 버린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소개팅 용 영화는 고민이 많이 된다. 그런데 이 소개팅을 할 때에는 최민식과 하정우가 나온 '범죄와의 전쟁'이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볼 만한 로맨틱 코메디는 거의 다 다음 주에 개봉 예정인 상황이었다. 상영 정보를 미리 확인해보지 않고 너무 자연스럽게 영화를 보자고 말 한 것 같아서 조금은 후회도 했다. 그러다가 생각이 나서 검색해봤던 영화가 바로 이 '아티스트'였다. 특이하기도 하고 무성영화라니 영상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또한 소개팅녀도 나름 좋아할 것 같았고.

 결과부터 말하자면 너~무 좋았다. 내가 본 '아티스트'도 너무 좋았지만 같이 본 그 사람이 감상을 설명해주고 장면 장면의 의미를 알려준 그 '아티스트'가 너무 좋았다. 건우와 영화 '올드보이'를 같이 보고 오면서 돌아오는 버스에서 영화 이야기를 했던 게 기억난다. 그리고 대기와 영화 '추격자'를 보고 나와 지하철을 기다리던 내내 대기가 들려준 영화에 대한 찬사가 기억난다. 아.. 대기와 봤던 게 '추격자'가 아니라 '박쥐'였던가.. '박쥐'도 대기랑 봤구나. 예전에도 혼자 영화도 공연도 많이 봤지만 그래도 같이 보던 적도 많았다. 이렇게 소개팅 용으로나 극장을 이용하던 건 최근 이야기지. 이 '아티스트'는 영화 자체의 즐거움도 충분히 만족할 만 하지만, 그 분과 같이 봤다는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다.

 혹시나해서 상영정보를 확인했는데 아직도 몇몇 극장에서는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