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사랑티켓을 떠올려 봤다.

받은 날: 2010-12-15 (수) 17:10:34 [GMT +09:00 (서울, 도쿄)]



사랑티켓이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방식으로 바뀐지도 꽤 오래 전 일일 것이다. 사실 사랑티켓이 이런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면서, 사랑티켓 이용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잘 모른다. 몇날 몇일에 선착순으로 신청하는 방식일까? 회원 당 일주일에 두장씩 신청하면 고루 주려나?

매주 수요일이었나 목요일이었나, 오후 12시였나 1시였나,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시간만 되면 혜화동 대학로 마로니에 한켠에 세워져있던 무슨 작은 건물에서 사랑티켓을 배부했었다. 100장이었나 200장이었나, 선착순으로 제한된 수량만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늦게 가면 허탕을 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만 했다.

장당 8000원에 살 수 있었고 15000원 이하 공연을 그 티켓으로 볼 수 있었던가, 6000원에 살 수 있었고 13000원 이하 공연을 볼 수 있었던가, 하여튼 그랬다. 한 오륙천원 할인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로에서 하던 대부분의 공연들을 사랑티켓으로  볼 수 있었고, 좀 더 비싼 공연들도 차액을 지불하면 문제없이 볼 수 있었다. 1년인가 사용기간에 제한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그때는 어떻게든 공연을 보러 다녔으니 사랑티켓이 내 지갑에 오랫동안 머문 적은 없었다. 사랑티켓을 가지고 있으면 언제라도 생각나면 공연을 볼 수 있었으니까.

한 사람 당 살 수 있는 티켓의 수가 정해져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연극반 사람들의 학생증을 모두 챙겨서 그 수만큼 사랑티켓을 샀던가, 친구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전부 적어가서 그걸로 사랑티켓을 샀던가, 한 사람당 5장 제한이 있어서 항상 두~세명 정도가 그것을 사러 갔던가...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이 갔다온 것 같은데, 혼자 가면 외로우니까 동기가 혹은 선배가 같이 갔던 걸까?

기억은 점점 아련하게 떠오르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간다. 그 대신 잊혀질려고 할 때나 가끔 스쳐가는 인연없는 친구가 되어간다. 인사도 못한 채 멀리 가는 걸 지켜만 봐야 하는 그런 친구 말이다.

정확하게는 2000년도의 추억이다. 그리고 연극반 생활의 한 부분이다. 아마 저렇게 사랑티켓을 사러 간 것도 몇 번되지 않을 것이다. 사랑티켓을 떠올리면 여름 햇살이 떠오르고 나뭇잎 울창한 가로수가 생각나고 길게 늘어선 줄이 생각나고 점선 따라 접히는 10장 정도의 사랑티켓이 떠오른다. 짧은 기억이니까 잊혀졌겠지~

저런 내용을 담은 메일이 왔길래 한번 적어봤다.

좀 더 기억나면 그 때 더 기록해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