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연극을 보러가게 되면,

대학로 연극을 보러가게 되면,


좌석을 확인하고

겉옷을 벗어서 무릎 위에 잘 개어놓고

티켓을 지갑 안에 잘 넣어놓고

전화기를 끕니다.


가방이 발밑에 잘 있는지 확인하고는

옆자리에 방해되지 않게 자세를 고쳐 앉고

혹시 전화기가 안껴져있나 싶어서 다시 확인해 봅니다.


그러고나면


고개를 들어서 조명을 봅니다.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아쉬운 점은 별로 없지만

조명을 보는 눈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조명을 보면서 이렇게 저렇게 조명이 들어오려나 혼자 생각하다가

이제야 무대를 살펴보게 되죠.

작은 무대구나 큰 무대구나

여기로 배우가 드나들겠구나

동선은 이렇게 저렇게 가겠네 싶은 거죠.


저기 야광별 붙어 있다~ ㅎㅎ 이러면서 같이 온 사람들과 귓속말을 하다보면,

진행이 들어오고 언제나 그들이 하던 말을 듣습니다.

'저는 벌써 휴대폰을 껐습니다.' 라면서 속으로 뿌듯해하면서 말이죠.


조명이 꺼집니다.

저도 눈을 감아봅니다.